해피기버소식

[후원후기] 옥탑방 꼭대기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어르신

관리자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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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랑 옷가지 몇 개만 들고 올라왔어요"

급하게 도시로 상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냉장고를 살 여력이 되지 않아 음식물 보관이 어려워 매일 상한 반찬을 드시기 일쑤라는 김영숙 어르신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9월 초 해피기버는 김영숙 어르신 댁에 방문했습니다. 건장한 청년이 오르기도 버거운 폭 좁고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 꼭대기 4층에 이르러서야 작은 옥탑방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이불과 옷가지 몇 개가 전부인 휑한 집. 허리가 좋지 않아 집을 오르고 내리는 데만 꼬박 15분도 넘게 걸린다는 어르신 댁에 필요한 건 냉장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수납공간이 없어 바닥에 물건을 쌓아 두고, 신발장이 없어 현관 한편에 신문지로 신발장을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었습니다. 방을 제외한 부엌과 현관, 화장실에는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아 눈이 어두우신 어르신은 저녁에는 꼼짝없이 방안에만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창고로 쓰던 방이라 보수할게 많다고 했었어요.

월세 10만 원에 사는 대신 집 수리는 일체 요청하지 않기로 했어요.

여기서 살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경기도에서 월세 10만 원짜리 집을 어디서 구해요."

김영숙 어르신 인터뷰 中

△ 김영숙 어르신의 살림살이


연락처를 바꿔버린 아들

올해 64세인 김영숙 어르신은 27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감을 도용당해 큰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숨어서 지내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시골에 있는 남동생의 집에서 숨어서 지냈지만 남동생이 퇴직을 하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녀가 셋이나 있지만 모두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도 김영숙 어르신을 부양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르신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홀로 상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골에 살 때는 그래도 간간이 (자녀들과) 연락하며 지냈는데 여기로 이사 오고 나서는 찾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잘 안 해요. 아들은 번호를 바꿨더라고요. 내가 도와달라고 그럴까 봐 그런가 봐요......"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김영숙 어르신의 소득은 남편의 사망보험금 월 24만 원이 전부입니다.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내면 고작 10만 원 남짓한 돈.. 이 돈으로는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워 어르신은 주민센터에서 받은 쌀과 고추장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합니다. 장폐쇄증과 식도염, 골다공증을 앓고 계신 어르신은 겨우 얻게 된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매번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기침에 예민한 시기인데 제가 식도염 때문에 기침을 자주 하니까 사장님이 일하는 도중에 그냥 가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정말 일하고 싶어요.. 더 아프고 더 늙기 전에 조금이라도 벌고 싶어요."

독거노인들이 홀로 설 수 없는 현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면 노인이 홀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자식들이 부모의 부양을 포기하겠다는 각서에 서명을 해야만 나라에서 주는 기초 생활수급 자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에게 부양 포기서를 받아서까지 생계비를 받고 싶은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겨우 생사만 알고 지내는 자식에게 부양 포기서를 받아내는 것은 서로에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영숙 어르신께서도 자식들에게 부양 포기서를 받지 못해 기초 생활수급자격을 받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해피기버는 제도상의 문제로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김영숙 어르신에게 물품과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 해피기버 주거환경개선 사업

우리가 직접 갑니다!


전등 교체 & 전기보수

어르신 댁의 보수를 하기 위해 해피기버 직원들이 출동했습니다. 해피기버 이사장님께서 전기와 공구를 잘 다루시기 때문에 따로 보수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주거환경개선 현장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는 어르신의 말씀과 다르게 다행히도 전등이 오래되어 고장이 난 것뿐이라 이사장님과 팀장님께서 뚝딱 전등을 교체해 주셨습니다. 전기세가 고민이라는 어르신을 위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LED 등으로 교체해 드렸답니다. 보일러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집안 내부에 있는 전기로 연결을 시키고 보일러 작동법도 알려드렸어요!






창문 고정 & 바람 차단(문풍지 작업)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거센 바람 때문에 창문이 심하게 흔들려 금방이라도 떨어져 깨질 것 같아 잠 못 이루셨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임시방편으로 흔들리는 창문을 고정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창문 틈새가 넓어 겨우내 찬 바람이 많이 들어올 것 같아 문풍지로 바람을 차단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올해 겨울은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해피기버 저소득층 물품 지원

올해 추석은 풍성하게 보내세요!


냉장고가 없어 매일 쉬어버린 반찬을 드실 수밖에 없었던 어르신께서는 냉장고가 가장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해피기버는 냉장고뿐만 아니라 수납공간이 없는 어르신 댁에 서랍장도 함께 지원했는데요. 서랍장도 이사장님께서 그 자리에서 뚝딱 만들어주셨답니다.





욕실 역시 수납공간이 부족하고 세면대가 없어 불편함을 겪고 계시는 어르신께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욕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욕실용품도 지원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본적인 식료품과 생필품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은 어르신 댁에 식료품과 생필품도 함께 지원했습니다. 사전에 어르신께서 젓갈류를 좋아하신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이사장님께서 직접 어 시장에 가셔서 싱싱하고 맛있는 젓갈을 가득 사 오셨는데요. 어르신께서는 젓갈을 보시고 한참을 환하게 웃으시다 이내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며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인복은 좋은 사람인가 봐요. 올해 명절은 정말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라며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온열침대와 겨울이불까지 들어오고 나니 아무것도 없어 휑하던 집이 가득 찼어요! 오전 일찍 방문을 했었는데 정리가 끝나니 점심시간이었어요. 이사 느낌(?)을 내기 위해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며 어르신과 담소를 나누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해피기버 후원자 여러분들 덕분에 어르신께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의 홀로서기에 함께해 준 후원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옥탑방 특성상 바람을 막아주는 건물이 없기 때문에 겨울이 특히나 춥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다가오는 겨울을 매우 걱정하고 계십니다. 어르신께서 올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근로를 희망하시는 어르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겠습니다! 후원자 여러분도 함께해주세요!





해피기버는 단순 지원이 아닌 수혜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입니다.

우리 주변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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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노인 후원 문의 02-2682-0005

* 후원 계좌 1005-002-712573 (우리은행) 사단법인 해피기버



제작 : 사단법인 해피기버 사업기획팀

by 왕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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