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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후기] 우리는 하나, 한글날 기념 제2회 한글 수기 공모전

관리자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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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일교차가 심했던 올해 10월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해피기버는 지난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었는데요. '한국에 살면서 제일 좋았던 기억'이라는 주제로 한국어(수기)로 교류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된 한글 수기 공모전은 올해로 2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는 세계교육 문화원(WECA)원과 강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함께 협력하여 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접수 및 진행 일정 / 참가 자격

제2회 한글 수기 공모전은 지난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15일 동안 접수를 했으며, 지원자격은 주최자 '강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다문화가정으로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작품을 접수하였고 이후 5일간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올해 공모전에는 200여 가족이 넘는 다문화가정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 수가 많았던 만큼 입상자도 많았는데요. 대상 1명, 최우수상 6명, 우수상 9명, 장려상 15명, 입선 10명으로 총 41명이 입상했습니다



시상식

10월 8일 금요일, 강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강당에서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41명의 수상자 중 4명의 수상자만 대표로 참가하였으며, 그 외 참여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화상 앱을 통하여 참가하였습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해피기버 홍사범 이사장님과 세계교육 문화원(WECA) 임효준 부장님, 강서희망나눔복지재단 고건상 이사장님께서 참가하여 직접 상장과 상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대상 수상자 낭독

생애 첫 겨울, 춥지만 따뜻했던 한국생활 - Summat Amonrat

저는 태국 북동부 작은 마을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났습니다. 저는 비교적 유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대학교에서 진학하여 회계를 전공하여 졸업 후 바로 은행에 취업했습니다. 임금이 높아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받는 직업이었지만, 저는 주말에도 일해야 했고, 어쩌다 한번 쉬는 날도 제대로 쉬지 못하였습니다. 나의 직업과 생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던 중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한국에 살고 있는 친척 언니의 추천으로 무작정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도착하니 마치 저를 반겨주듯 공항 입구에서부터 하얀 눈이 저에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너무 새로웠고, 무슨 일이든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마구 샘솓았습니다 평소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낯설지 않았고,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교육원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소 말수도 적고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어가 서투른 저는 하루 종일 한국어로 수업을 듣고, 교수님께서 내주신 과제는 제가 따라가기에 너무 벅찼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가는 것조차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이 처음인 저는 감기까지 걸려 결석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점점 자신감도 떨어졌고, 다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까라고 생각하는 날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마음으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다짐을 하고 다음 학기를 등록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여느 때와 같이 수업이 끝나고 혼자 기숙사로 들어가던 어느 날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울고 있는 저를 보고, 저와 같은 방을 쓰던 프랑스 친구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고 저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저의 고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말없이 제 말을 들어주던 그 친구는 저를 따스하게 끌어안아주었습니다. 그러고 그 친구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비록 저희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한국어로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거짓말처럼 주변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서툴지만, 한국어로 다른 반 친구들,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그저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교수님은 수업 시간이 아니어도 한국어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내서 보충수업을 해주셨고, 한국생활에 어려운 것은 없는지 항상 도움을 주시곤 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참 정이 많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과제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도 만나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으며, 진급시험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겨울, 몸은 어느 때보다 추웠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기억에 남는 날들이었으며, 한국에서의 내 인생이 비로소 시작되었음을 느끼께 되었습니다. 지금도 겨울만 되면 그때의 따뜻했던 기억들이 생각이 납니다.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어 6급 자격증도 있고, 한국어 교사로 이직을 생각하고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과 같이 자만하지 않고 항상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항상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하고 있는 남편과 고향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따뜻했던 한국의 겨울을 또다시 맞이하고 싶습니다.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는 것을 기념하는 한글날을 맞아 다문화 가족,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국 사회 적응을 돕고자 마련한 사업인 제2회 다문화가정한글수기공모전은 대상 수상자 낭독과 단체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무사히 마쳤습니다. 해피기버는 앞으로도 많은 다문화가정이 한국에 잘 정착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교육지원과 문화지원에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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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사단법인 해피기버 사업기획팀

BY 왕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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